두 개의 눈을 가진 아일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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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개의 눈을 가진 아일랜드 
임진평 지음 | 위즈덤피플 | 2008-03-15

처음부터 끝까지 챙겨 본 몇 안되는 드라마 중 하나가 이나영과 김민준이 출연한 "아일랜드"다. 그 낯설고 어색한 기억 때문에 이 책을 집어 들었긴한데, 물론 이 책은 드라마와는 아무 상관 없는 '아일랜드 여행기'다. 이 책의 저자는 같은 제목의 음악 다큐멘터리로 꽤 유명한 모양인데, 그 다큐멘터리로 말하자면, '두 번째 달'(퓨전 에스닉 밴드 이름이다)의 아이리시 프로젝트 밴드 '바드'가 아일랜드의 주요 도시들을 다니며 거리 연주를 하는 음악 여행을 따라가며 남긴 기록이다. 아일랜드는 "더블린 사람들"의 제임스 조이스를 비롯하여 오스카 와일드, 사무엘 베케트, 조지 버나드 쇼, W. B 예이츠 등의 작가들과 영화 "원스"로 알려진 나라다. '론리 플래닛'이 뽑은
‘세계에서 가장 (여행자들에게) 친절한 나라’라는 건 잘 알려지지 않은 얘기고.  

이 책을 쓴 여행자와 그 무리들은 아일랜드의 공기를 마시며,
길거리 연주자인 버스커(busker)들이 아이리시 전통 음악, 헤비메탈, 클래식 등 다양한 음악을 연주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친절한 그들과 공감대를 갖는다. 여유롭고 따뜻하고 자유로운 기운이 물씬 풍기는, 그런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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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6/20 19:30 2010/06/20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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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톡홀름, 오후 두 시의 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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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톡홀름, 오후 두 시의 기억 - 북유럽에서 만난 유쾌한 몽상가들
(박수영 지음 | 중앙북스)


한국에서 철학을 공부했고, '매혹" "도취" 등 장편소설을 펴 낸 바 있는 박수영의 스웨덴 여행 에세이. 정확히 말하면 '여행'이 아니라 '유학'인데, 2006년부터 2008년까지 스웨덴 웁살라대학교에서 현대 유럽 역사를 공부하며 쓴 일상의 기록이다. 유학생이라고 하여 20대, 많아야 30대로 생각했는데, 글을 읽다보니 보통의 여행기와는 뭔가 다른, 진지하고 예민하면서도 사려 깊은 연륜(!)이 느껴졌고, 알고 보니 386세대다. '중세 정신이 살아 있는 북유럽의 도시'이자 '18세기까지 스웨덴의 옛 수도이며 학문과 종교의 중심지'라는 웁살라. 그 곳에서 만난 사람들은 각각 보스니아헤르체코비아, 터키, 미국 등에서 온 유학생이다. 전쟁 때문에 모국을 떠나 떠돌아다녀야 하는 데스피나, 터키 출신 이민 2세대로 단일한 정체성을 갖지 못해 안타까워하는 디나, 끝까지 절대 좋아할 수 없었던 동양인 호앙, 스웨드(Swede)인 오스카와 야콥, 히잡을 쓰고 다니는 무슬림 셀다가 그들인데, 함께 공부하며 지낸 사람들에 대한 섬세한 기록이 마치 소설처럼 읽힌다. 책 속의 스웨덴은 남녀의 지위가 평등하며, 편견과 차별이 없는, 사민주의 정체성이 강한 나라, 엄청난 세금으로 인해 의사나 판사같은 고소득자와 청소부나 가게 점원같은 최하 소득자의 급여 차이가 세 배밖에 나지 않는 나라, 그래서 '특권 계층이나 빈민 계층'이 없고, '자기가 잘사느니 뭐 하는 사람이니 하고 뽐내지도 않'고, '그런 걸 그다지 궁금해하지도 않'(p.339)는 나라다. 그런 나라가 있긴 하구나... 라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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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1/29 19:13 2010/01/29 1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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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미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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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미각 (장미성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영국 음식은 맛이 없다는 편견이 서서히 깨지기 시작한 건 제이미 올리버와 고든 렘지같은 스타들 덕이겠지만, 요리연구가 장미성의 "런던 미각"을 읽고 나면 그보다 더 빠르고 자연스럽게 그런 편견이 사라지지 않을까 싶다. 런던에 대한 애정과 그리움이 듬뿍 배어있을 뿐 아니라 구체적이고 유용한 정보로 가득한 책. 리치먼드의 산책길과 초콜릿 케이크, 식초와 소금을 뿌려 먹는 감자칩 '솔트앤드비기너', 해머스미스의 올드 펍, 노팅힐의 포토벨로 마켓, 홍차 한 포트와 뜨거운 스콘 2개, 버터와 클로티드 크림, 딸기잼으로 구성된 크림티와 그 유명한 애프터눈티, 집에서 굽는 치즈케이크, 버러 마켓에서 맛보는 '로스트치킨을 하듯 각종 소시지를 빙빙 돌려가며 로즈마리 향이 배도록 구워낸 소시지를 꼬치에서 쑥 뽑아 올려주는 소시지 햄버거', 피시마켓의 다방커피, 벨벳같은 매쉬포테이토, 할머니들이 마시는 기네스 맥주 등... 저자가 런던에서 숨쉬면서 행복했던 순간들로 가득 차 있다.

책 속 구절 :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제대로 된 영국 전통 요리를 먹으려면 펍으로 가야 한다. 영국 요리만 전문적으로 하는 레스토랑이 있던가, 뭐가 도대체 영국 전통 요리일까, 하고 한참을 생각해도 답이 안 나올 정도로 일상에서는 영국 요리를 접하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펍에 가면 피시앤드칩스부터 시작해 파이를 올렸거나 덤플링이라 부르는 밀가루 완자가 든 스튜, 으깬 감자에 생선살을 넣고 노릇하게 부쳐낸 피시 케이크, 매쉬드 포테이토에 올린 영국 소시지, 재킷 포테이토 등등의 정통 영국 요리를 맛볼 수 있다. (p.2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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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1/12 19:17 2010/01/12 1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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윈터홀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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윈터홀릭 : 백야보다 매혹적인 스칸디나비아의 겨울 (윤창호 지음 | 시공사)

"우리 생애 최고의 세계 기차 여행" "나는 카메라만 잡으면 떠나고 싶다"의 저자인 여행칼럼니스트 윤창호의 스칸디나비아 여행기. 아이슬랜드, 핀란드, 러시아, 덴마크, 노르웨이, 스웨덴을 여행하며 추위와 외로움에 시달린 작가를 만날 수 있다. 매혹적인 북유럽 나라들을 여행하는 작가는, 여행지에 대한 애착보다 여행 그 자체를 사랑하는 마음을 내 보인다. 여름에 읽었더라면 더 좋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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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1/09 14:24 2010/01/09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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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하 홀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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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하 홀릭, 프라하에서 배운 스스로 행복해지는 법, Slow Travel 2, Czech 
(이지혜 지음 | 즐거운상상)


엄청나게 쏟아져나오는 여행 서적 가운데 마음에 착 달라붙는 책을 만나기가 쉽지 않다. 실패를 줄이는 방법 중 하나는, 한 지역의 장기 여행자 또는 장기 체류자의 글을 고르는 것, 또 하나는 작가의 전작을 살펴보는 것이다. 이 책의 저자는 20대 후반, 잘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프라하로 떠나 그 나라의 말과 첼로를 배우며 1년간 머물었다. 프라하에 도착하여 집을 얻은지 얼마 안돼 생활에 필요한 온갖 짐을 몽땅 도둑맞은 후 가진 것 없이 다시 프라하의 삶을 시작하지만, 그래도 그녀의 삶은 행복해보인다. 1980년대에 태어난 사람들의 기대 수명이 120살이라는 말에 용기를 내 떠났다는 말이 인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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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2/06 16:24 2009/12/06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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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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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여행
: 만화가 이우일의 추억을 담은 여행책
(이우일 지음 ㅣ 시공사)

좋아하는 만화가의 책인데다가 인터넷 서점에서 50% 할인을 하길래 냅다 사버렸다. 기존에 이우일 씨가 낸 책들("...신혼 여행기"나 "...도쿄 여행기")과 비슷한 느낌으로, '좋은 여행'이라는 제목과는 별 상관없이 여행에 대한 소소한 에피소드를 담았다. 어쨌든 모든 여행은 '좋은 여행'이니까!

책 한 권을 쓰기 위해 일부러 기억을 끄집어 내서 이것 저것 모은듯, 특정 여행지와는 상관 없는 내용들이 더 많다. 도쿄, 베트남, 캄보디아 등을 여행한 이야기가 담겨있지만 장소보다는 이우일이 겪은 이우일표 여행 에피소드와 여행에 임하는 자세(?)가 더 흥미롭다 기분이 좋아지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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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2/02 12:29 2009/12/02 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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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익스피어 배케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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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익스피어 배케이션  
김경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웅진닷컴)


'서양에서 가장 통 큰 여자' 빅토리아 여왕이 공직자들에게 3년에 한 번, 한 달 남짓 유급휴가를 주어 마음껏 책을 읽도록 했다는 '셰익스피어 휴가 Shakerspeare Vacation' - 이 책의 제목은 거기서 가져온 것이다. 하퍼스 바자 코리아 에디터인 저자에게, 유급은 아니지만 복직이 보장된 '1년 무급휴가'가 선물로 주어진 것이다. 영국에서 시작된 그녀의 여행은 몰타, 파리, 바르셀로나, 세비야, 리스본, 로마, 취리히, 부다페스트, 베를린, 하이델베르크, 뮌헨으로 이어진다. 월급만 기다리는 직장인에게 이런 휴식이라니, 게다가 이렇게 멋진 기록을 남길 수 있다니... 얼마나 굉장한 일인가! 유유자적하며 먹고, 마시고, 햇빛을 쬐고, 좋아하는 책을 읽고, 난생 처음 본 사람들과 어울리는 가운데 글을 써야 한다는 '의무감'은 있었겠지만, 그 때문에 김 경의 책을 기다린 나같은 사람에게는 오히려 큰 선물이 된 셈이다. 문학 뿐 아니라 음악, 미술, 패션, 요리 등 다방면에 관심있는 사람들에게는 김 경의 책이 더욱 흥미로울 것이다. 이 책을 읽고 나면 책 속에서 소개한 소개된 "열정" "리스본행 야간열차" "몰타의 매" "행복의 정복" 등이 다음 독서 목록에 올라가게 될 수도 있고!

책 속 구절 :
이 작은 시골 마을에서 나는 내가 종종 서울에서는 결코 이룰 수 없을거라고 절망했던 꿈같은 시간들, 일상들을 보냈다. 새소리를 들으며 아침을 맞고, 커다란 아치형의 나무 창문을 열면 그 신선한 계절의 기운에 내 몸의 모든 숨구멍들이 희열한다. 내가 먹고 마시고 잠드는 공간은 오래된 아름다움으로 가득 차 있고 집 밖에는 천지가 출렁이는 초록의 기쁨으로 넘실거린다. 인터넷이 안 되는 이 작은 시골 마을에서 나는 아침이면 그날 지필 장작을 패고  그날 마실 물을 뜨러 간다. 때때로 식탁에 놓을 꽃을 꺾기 위해 들판을 헤매고 밤이면 촛불을 준비한다.
그리고 휴일엔 옆 동네 마을에 있는 레스토랑에 가기 위해 걸어서 산을 넘고 양말을 벗은 채 강을 건넜다. 그리고 너무나 단순하지만 너무 황홀한, 내 평생 한 번도 먹어보지 못했던 시골 레스토랑의 그 라비올리의 순수한 깊은 맛에 감동했다. 아, 산다는 게 이렇게 아름다울 수 있는지 나는 서울에서 감히 상상조차 못했다.

셰익스피어나 제인 오스틴의 소설 속 주인공들이 살았을 것 같은 이 사랑스러운 타워의 한 달 렌트비는 겨우 600유로 안팎이다. 게다가 가구와 식기가 다 준비되어 있기 때문에 나는 아무것도 살 필요가 없다. 그보다 더 좋은 건 그 어떤 것도 소유할 필요가 없다는 거다. 그런데 서울에서는 내가 소유한 것들이 내 삶을 결정짓는다. 무서운 일이다. 나는 그것에 저항하고 싶다. (p.74~75)

남자들은 대개 마흔이(어쩌면 서른 즈음부터) 넘으면 젊은 시절 자신들의 정신세계를 지배했던 것들과 너무 쉽게 안녕을 고하고 속수무책으로 진부해진다. 하지만 세상에는 아무리 나이가 들어도 결코 딜런 토머스처럼 '그 좋은 밤 속으로 순순히 들어가지 않는' 이들이 있다. '빛의 소멸에 분노하고, 또 분노하는' 이들. 그런 이들은 여자로 하여금 느닷없이 자신의 심장 박동 소리를 느끼게 한다.

죽음은 우릴 지배하지 못하네
죽은 자는 벌거벗은 채
바람과 달 속에 드러눕지
뼈가 삭고 가루가 되어 사라진 뒤
그들은 별의 친구가 되네
그들은 미쳐도 미치지 않고
바다에 빠져도 다시 떠오르며
연인은  잃어도 사랑은 잃지 않네
죽음은 우릴 지배하지 못하네
- 딜런 토마스

(p.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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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1/15 11:47 2009/11/15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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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담 빠담, 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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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담 빠담, 파리 (양나연 지음 | 시아출판사)

'웃찾사' 개그 작가의 파리 체험기 - 내가 좋아하는 '언행일치'의 작가라니! 잘나가는 방송작가 8년차에 일에 푹 빠져 살고 있었지만, 서른 살 생일에 강도 비슷한 괴한을 만나 실컷 두드려 맞은 후(흔치 않은 일이지만) '이렇게 죽을 수도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그녀의 마음을 움직였다. 한 번 살아보지도 않은 파리에서, 적성에 너무 잘 맞는 여행 가이드를 하면서 일 년 동안 '일탈'을 한 그녀의 발랄한 경험담, 개그 작가다운 유쾌함이 넘쳐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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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1/09 08:30 2009/11/09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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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미 인권 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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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미 인권기행
: 눈물 젖은 대륙, 왼쪽으로 이동하다 
하영식 (지은이) | 레디앙 | 2009-04-20
 

좌편향의 인간은 아니지만 레디앙의 책은 (아직 몇 권 출간되진 않았지만) 무조건이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신뢰하기 때문에 챙겨 읽는다. 이 책은 레디앙의 책 답게 '여행기'가 아니라 '인권기행'이다. 칠레산 와인을 마시면서 '1970년대와 1980년대에 걸쳐 피노체트가 행한 잔인한 학살의 역사'(p.12)를 생각하면서 차마 목으로 넘길 수 없는 사람이 몇이나 되며, 축구의 나라나 최고 품질의 쇠고기 생산국 아르헨티나 대신 "1970년대에 걸쳐 3만 명의 시민들이 군부독재에 의한 '더러운 전쟁'으로 학살되고 실종된 피의 역사를 간직"한 나라를 떠올리는 사람은 또 몇이나 될까. 대한민국을 생각하면서 2002년 한일월드컵이나, 요즘 실컷 삽질을 해대는 '디자인서울'을 떠올리지 않고 1970년대와 1980년대 군부독재 체제를 떠올리며 광주로 향하는 여행자처럼 '학살과 인권탄압'의 잔상을 보기 위해 남미로 날아간 사람이 이 책의 저자 하영식이다. 그는 2006년 9월, 그리고 2008년 2월에 중남미로 가 아르헨티나, 볼리비아, 칠레, 그리고 쿠바와 니카라과를 비롯한 남미 대륙 전역을 여행한다. 원주민 출신의 대통령(에보 모랄레스)이 탄생한 볼리비아에서 비포장 도로를 7~8시간이나 지나 체 게바라 시신이 수습된 발레그란데를 방문하고, '코카 재배농'과 광부들의 피로 얼룩진 '와누니 사태' 현장을 찾아간다. 그가 칠레에서 독재자 피노체트의 사망 소식을 듣고, 산디니스타 혁명 당시 소모사 정권을 지원하기 위해 한국인 용병이 등장했다는 사실을 확인(한 전사의 증언이지만)하며 남미 정계인사들이나 혁명 전사들을 만나 인터뷰를 하는 것을 우리는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가. 책 속에 답이 있다.

책 속 구절 :
중남미의 과거와 현재를 돌아보면서 1970년대와 1980년대 군부 독재 체제를 경험했던 한국과 유사한 점이 너무도 많다는 데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가장 유사한 점이라면 1980년에 한국에서 일어난 광주학살이나 1970년대에 걸쳐 칠레나 아르헨티나를 위시해서 중남미 세계에서 일어난 자국민들에 대한 정치적 학살을 꼽을 수 있다. 이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서유럽이나 미국에서는 단 한 차례도 일어나지 않았다는 점도 대조적이다. 정치적 학살과 잔인한 인권 유린은 냉전 시대에 걸쳐 한국이나 제3세게를 지배하던 미국의 정치적 기술이었다. 이 책에 수록된 칠레나 아르헨티나에서 벌어졌던 학살과 인권 탄압의 사례를 보면 지나날 한국에서 벌어졌던 일들이 쉽게 연상될 것이다. 지구 반대편에 위치한 중남미지만 결국에는 우리와 같은 운명의 삶을 살고 있고 끈끈하게 연관돼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또 하나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면 민중들의 투쟁과 해방신학의 신부들과 혁명가들의 헌신적인 투쟁이 결국에는 미국의 지배 방식을 변화시켰다는 사실이다. (p.25)

마을에 사는 몇 가족들을 방문해서 이들의 사정을 들어 보았다. 레오니다스 테르세로(46세)는 이곳에 이주해 온 지 12년째다. 그가 처음 이곳으로 이주해 올 때는 농지를 직접 경작할 꿈에 부풀어 있었다. 분배받은 땅을 경작하려고 나섰지만 문제는 농자금이었다. 정부는 경제가 힘들다는 이유로 농자금 대출을 동결시켰고 은행의 농자금 융자도 시간만 끌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농사는커녕 끼니조차 이어가기 힘든 상황에 처하자 분배받았던 농지는 부농에게 헐값에 넘겼고 자신은 부농의 농지에서 낮은 임금을 받고 일하는 농업 노동자로 전락했다. 아들 넷과 딸 하나를 두고 있는 지금 막상 일자리를 찾아 코스타리카로 가는 것도 힘든 지경이라고 한숨을 토해 냈다. (p.239, 킬랄리의 실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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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0/04 17:01 2009/10/04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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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은 맛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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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은 맛있다!  - 셰프 김문정이 요리하는 스페인 식도락 여행 
(김문정 지음 | 예담)


무덤덤한 유럽 배낭여행 끝에 마지막 여행지인 바르셀로나의 한 레스토랑에서 황홀함을 경험했다는 저자는, 여행에서 돌아와 다니던 직장 생활을 접고 다시 바르셀로나로 향한다. 7년동안 그 곳에서 생활한 저자는, 스페인에서의 요리 경험과 함께 셰프답게 각종 요리 레시피와 현지 레스토랑에 대해 소개한다. 책을 다 읽고 나면 싱싱한 토마토와 짭짤한 하몽, 담백한 대구와 와인 한 잔을 마신 것 같은, 기분이 좋아지는 여행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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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9/06 18:49 2009/09/06 1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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